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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여행기

올해는 어떤 캠핑장비를 샀나보니

올해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다. 어디 나가서 자는 거 싫어했고,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잘 못자는 내가 캠핑이라는 새로운 취미를 시작한 것이다. 캠핑은 돈이 꽤 많이 드는 취미이지만 한번 구매를 하면 장비병이 심하게 오지 않는 이상 큰 지출은 없다는 일은 있을 수 없다. 텐트를 사면 또 다른 좋은 텐트를 알게 된다. 미치겠다.
캠핑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어떤 캠핑을 선호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시작했다. 나에게 백패킹이 어울리는지, 오토캠핑이 적합한지 알아야 그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었다.

백패킹으로는 3대 성지 중에 하나인 선자령을 다녀왔다. 하필 가는 날 비가 내리는 날이라 힘은 오지게 들었다. 텐트를 치면서 시불시불 거렸다. 비가 오니 텐트 안에는 자그마한 연못이 생겼다. 비상용 옷으로 물을 제거했다. 어느정도 물기를 제거하니 이젠 내 몸 안에 있는 물기를 제거해야했다. 밖에 비는 오고 나가기는 싫은데 생리현상을 참고 하루를 버티기엔 자신이 없어서 벗었던 축축한 방수자켓을 다시 입고 나갔다. 선자령의 바람은 대단하다. 정말 쾌풍이다. 왜 여기에 바람개비를 설치했는지 다시 한번 깨달았다.
다행히 몸이 피곤해서 잠을 청할 수 있었으나 숙면은 취할 수 없었다. 추웠기 때문이다. 그렇게 나는 몸을 이리저리 돌리며 쪽잠을 잤다. 그렇게 아침이 나에게 다가와줬다.

나의 첫 휴양림 캠핑은 강원도에 위치한 호명산 잣나무숲 캠핑장이었다. 숲으로 우거진 곳인데 진짜 자연과 내가 하나가 된 느낌이라서 너무 좋았다. 여름에 갔었는데 모기가 조금 있었지만 참을 수 있는 정도의 적군들이라 상대하기엔 괜찮았다. 모기기피제를 너무 많이 자주 뿌려서 찝찝했었다. 잠을 자는데 시원해서 잠도 푹 잘 수 있었다. 무엇보다 따뜻한 물로 샤워를 할 수 있었는데, 온천 저리가라다. 맥주와 과자와 넷플릭스 삼위일체를 영접하다가 졸려서 잠을 잤다. 아침엔 새소리가 알람이다. 이렇게 기분 좋게 일어날 수 있다면 월요일이라도 행복하게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았다. 일어나서 간단하게 스프와 빵을 먹고 집으로 향했다.

확실히 편하고 기분 좋은 캠핑은 자연휴양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굴업도 캠핑을 검색하고 앉아있다. 고생하고 고군분투하며 내 안의 나와 갈등하고 충돌하며 집에 가니 마니 생각하며 캠핑을 하는 게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 나는 아무래도 몸이 고생해야 즐거워 하는 타입인가보다.

나는 백패킹이 나에게 더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경량이 잘 되면서 최소한의 물품으로만 운용할 수 있는 제품들로 준비를 시작했다.

텐트
첫 텐트는 빅아그네스의 시바다. 욕이 아니라 이름이 c bar다. 가격대비 꽤 괜찮은 제품이라 생각해서 구매를 했고, 처음부터 최고로 좋은 제품을 사고싶진 않았다.

휴양림에서 나보다 작은 텐트는 본 적이 없다. 아주 소박하면서도 설치 및 철거가 빠른 놈이라 나에겐 적격인 제품이다.

캠핑의 꽃은 동계라고 생각한다. 하얀 눈 속에서 추워서 벌벌떨면서 입김을 후후불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러러면 싱글월텐트가 필요했다. 눈과 비에 강해야했다. 나의 두번째 노 전세 노 월세, 자가를 구입한다. 바로 빅 아그네스의 실드2다

돈을 좀 더 쓰니 확실히 더 좋은 집을 살 수 있었다. 집 안의 천정도 높아졌다. 확실히 좀 더 넓어진 느낌이다. 당분간은 이 집에서 전국을 돌아다닐 예정이고, 다음집은 이미 알아본 상황이라 청약을 들어놓고 있다. 다음집은 사마야 하우스다.

매트
백패킹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고 텐트를 샀으니 실내 인테리어를 생각해봐야했다. 매트도 다양한 종류가 있다. 자충매트, 에어매트, 발포매트가 있다. 나는 셋 중에서 제일 폭신해보이는 에어매트를 구매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잠자리가 제일 중요하니까. 열라게 공기를 주입해야 완성이 되는 에어매트는 내가 추구하는 고생하는 캠핑과 잘 어울린다. 에어펌프? 그런건 안쓴다. 내가 선택한 제품은 빅아그네스의 에어 코어 울트라 20x72를 샀다. 근데 잘못샀다. 좁은걸로 사서 몸을 자주 돌리는 나에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이었다. 한번 사용을 했기에 환불은 없다. 내 수면습관을 바꾸는 수밖에.
내년엔 좀 더 넓은 에어매트를 사거나 자충매트를 써보려고 한다. 에어매트는 움직일 때마다 뭔가 뽀드드득 느낌이라 잠에서 자꾸 깨게 만든다.



침낭
세상에 이불기능을 하는 침낭이 이렇게 비싼 것인지 몰랐다. 텐트가 제일 비쌀 줄 알았는데, 텐트값 맞먹는 게 침낭이었다. 여름에 캠핑을 시작했으니 그리 두꺼운 제품은 필요가 없겠지..라고 생각했지만, 가을까지는 하나로 버텨야하니 조금은 도톰한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첫 침낭은 빅아그네스의 플루톤을 선택했다. 빅아그네스 침낭을 검색하니 리뷰가 거의 없다.. 슬프네


다른 침낭을 써본 적이 없으니 비교를 할 수가 없다. 한여름엔 더워서 거의 사용하지 않았고 살짝 추워지는 시기부터는 저녁에 덮고 잤다. 따뜻하게 잘 잤던 것 같다. 겨울은 이야기가 달랐다. 급격하게 내려가는 밤기온 때문에 더이상 사용할 수 없었기에 침낭을 검색하기 시작했다. 내 눈에 들어온 브랜드는 말라코프스키라는 브랜드의 침낭이었다. 때마침 직원 동료분이 이 제품을 쓰고 있어서 사용해볼 수 있었다. 말라코프스키 UL2 500인데 미쳤다.

극동계에도 사용할 수 있는 침낭을 찾기 시작했다. 1순위는 말라코프스키, 2순위는 발란드레였다. 두 제품 모두 엄청 유명한 브랜드고, 제품의 퀄리티도 좋은 제품으로 평이 자자했다. 고심 끝에 말라코프스키 UL2 900으로 가기로 했다. 약 100만원의 지출이지만 앞으로 더 이상의 침낭을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주문을 할 예정이다.


최근엔 오스프리의 케스트럴 68 제품을 당근으로 좋은 가격에 엎어왔다. 몇 번 더 써보고 자세한 리뷰를 써보려고 한다. 왜 오스프리오스프리 하는지 알겠다는 것은 작은 스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