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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여행기

시드니에서 뉴질랜드로! 뉴질랜드 항공사 대박이네.. 오클랜드 스카이타워! 그리고 도미토리의 참맛을 겪다

오늘은 뉴질랜드로 이동하는 날이다. 오전 10시에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아침일찍 준비를 해서 체크아웃했다. 전날 저녁에 숙소로 들어가니 책상 위에 쪽지가 하나 남겨져 있었다. 내가 늦게 들어가서 대화를 못하니까 메모를 남겨주신거다. 내용은 언제 일어나서 무슨 버스를 타고 어떻게 공항에 가야하는지 적어준 쪽지였다. 

 

세상에 이렇게 러블리한 그랜드마더가 또 있을까싶다. 

 

로슬린의 쪽지

이 동네에서 죽을 때까지 살겠다는 로슬린 할머니. 그녀의 추억들이 탁자 위에 고스란히 남겨져 있다. 그녀가 젊었을 때, 남편의 사진, 자식들의 사진, 자식이 낳은 아이들의 사진, 그녀가 키우는 고양이까지. 잊지 않겠어요

 

떠나기 전에 한번 더 보고 갈란다. 가는 걸 아는지 소리내어 울어주는 고양이. 안녕!

 

 

공항에 도착하니 8시다. 여유는 있지만 나에게 어떤 시련과 고난이 닥칠지 모르기 때문에 여유롭게 시간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표를 끊기 위해 뉴질랜드 항공사를 찾았고, 자동 발권기에서 티켓을 끊으려고 했다. 근데 탑승권은 안 나오고 위탁수하물 태그만 나오는거다. 역시 이런 시련이 있기에 여유있는 시간이 필요해.

 

내가 얼타고 있다가 직원을 부르려고 했다. 직원들은 다 손님을 응대하고 있어서 내가 끼어들 타이밍이 없었다. 3분 정도 기다리니 한 직원이 쉬고 있길래 일을 드렸다. 발권기에서 하라는대로 했는데 위탁수하물 띠만 나오고 탑승권이 안 나왔어. 이거 좀 해결해줘. 그랬더니 직원이 자연스럽게 나를 이리저리 끌고 다니는거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캐리어를 들고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했다. 컴퓨터로 틱틱 치더니 탑승권이랑 수하물 태그가 프린트 되었다. 땡큐 쏘머치

 

뉴질랜드항공사 부스쪽으로 가서 자동 기계로 표도 끊고 짐 태그도 뽑아서 수하물을 실었다.

뉴질랜드로 가보자!

 

위탁수하물 짐의 무게는 20KG. 처음에 내가 인천에서 쟀을 때 15킬로 였는데? 그래도 뉴질랜드 항공은 23킬로까지는 그냥 실어주는 것 같았다. 에어아시아엑스는 11만원이나 냈는데..

 

집으로 돌아갈 때 뉴질랜드 항공사를 이용하는데  어떻게 될지 두고 봐야겠다. 그러고 나서 칭찬을 할지 말지 태세전환을 해야지. 원래 출발 시간은 9시 50분. 연착이 되어서 10시 좀 넘어서 탈 수 있었다. 프리미엄 탑승객부터 타고 이코노미 승객이 탔다. 여윽시 돈이 계급을 나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비행기에 이런 디스플레이가 달린 건 처음 타본다. 내가 지금까지 타왔던 비행기는 LLC라 이런 서비스를 한번도 누려본 적이 없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 당연히 타본 적 없다. 내가 가장 많이 타봤던 건 제주항공이다.

 

신기해서 앉자마자 이 기계랑 놀기 바빴다. 이것저것 눌러봤다. 와.. 이 비행기는 와이파이도 되는구나.. 대박이다.

 

내 좌석은 맨 끝 좌석이라 뒷사람 의식하지 않고 마음껏 뒤로 젖혀도 된다! 5시간 비행인 줄 알았는데 2시간 30분만에 도착하는 걸로 떠서 좀 많이 아쉽고 섭섭했다. 좀 더 오래 타고 싶은데.. 게다가 내 옆자리는 원래 노부부가 타기로 했는데, 남편이 일이 생겨서 못 탔다고 한다. 아주 여유로운 비행시간이 되었다. 난생처음 경험해보는 티비는 나를 잠 못자게 만들었다.

무슨 콘텐츠가 있나 봤더니 체르노빌이 있는거다. 그래서 자막 없이 시청을 했다. 자막이 없어서 역시 못 알아 먹었지만 어렴풋이 기억이 나서 그냥 봤다. 보다가 눈이 좀 뻑뻑해서 포스트말론의 앨범을 들으며 오클랜드로 이동했다. 좋은 항공사다 뉴질랜드 항공사. 

 

호주에서 사용하던 유심칩은 뉴질랜드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고 해서 유심칩을 새로 사야한다. 어디가 저렴할까 보는데 가격이 거의 비슷하다. 호주에서 너무 많은 데이터를 주고 가격도 저렴했는데 뉴질랜드는 그런 이벤트는 안 하고 있다. 아 좀 아쉽네. 보다폰에서 쭉 썼는데 불편함이 없었으니 한번 더 써보자! 해서 보다폰 부스로 들어왔다. 친절한 매장 직원분이 다양한 걸 추천해주는데 호주에서 사용해보니 내가 그렇게 많이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지는 않아서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걸 구매했다. 각종 SNS 데이터는 30일 동안 무료라고 하는데, 페이스북 잘 안 들어가고, 인스타 지웠고, 페메 안하고, 왓츠앱 안 하고, 스냅챗 안 하고, 트위터 안 하고, 핀터레스트 가끔하는데 여기선 할 일 없고. 

 

뉴질랜드 오클랜드는 공항에서 시내로 들어가는 방법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스카이버스로 이동하는게 편리하다고 해서 편리적인 방법을 선택하기로 한다. 인생 어떻게 될 지 모르기 때문에 편도로 끊었다. 왕복으로 끊으면 $2 할인을 해준다.

 

좌석의 컬러감이 역동적이다. 차는 쾌적하고 편안하다. 기사님 뒷쪽에 캐리어를 놓는 칸이 있다. 그곳에 캐리어를 놓고 좌석에 앉으면 된다. 이 차를 타고 약 30~40분 정도 타고 가면 된다. 

 

도착해서 예약해둔 숙소로 향했다. 6인실 도미토리를 예약했다. 이 숙소는 언덕 위에 있어서 고등학교 시절 등교를 연상케 했다. 체크인을 하고 방에 들어갔는데, 아니 스벌 너무 열악하잖아.. 더 팟 시드니 같은 곳을 기대한 내가 잘못인가.. 가림막 같은 것도 없고 환풍도 잘 안되어서 그런지 퀴퀴한 냄새가 파퀴아오의 스트레이트 펀치처럼 내 코를 강타했다. 날씨도 꿀꿀해서 기분이 별로였는데, 숙소 때문에 더 별로다. 게다가 나느 또 2층 침대 중 위에서 자게 되었다. 여기는 층고도 낮아서 앉을 수도 없는 높이였다. 하지만 불행은 이게 끝이 아니었다..

어렸을 때는 2층 벙커 침대가 있으면 무조건 2층을 선택했겠지만 이젠 아니다.

 

더운 날씨이지만 뜨끈한 면을 먹고 싶었다. 찾아보니 베트남 식당으로 유명한 곳이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 한산!

 

닭고기 육수의 쌀국수와 치킨 위에 레몬그라스를 뿌린 세트메뉴를 시켰다. 육수가 아주 진해서 쌀국수는 맛있다. 치킨 위에 뿌려져 있는 레몬맛 나는 건 생전 처음 먹어보는데 치킨이랑 같이 먹으니까 와.. 새로운 맛이다. 신기하다. 조미료라고 해야하나. 이런 새로운 재료들을 먹으니 확실히 맛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 같다. 

 

 

밥을 다 먹고 가게 앞에 있는 공원에 가기로 한다. 오클랜드의 이 공원은 아기자기한 꽃들이 심어져 있다. 아기자기한 공원이었던 곳.

 

공원을 가로질러서 걷다보면 대학교가 나온다. 오클랜드 공과대학교다. 공대 느낌의 음산함과 따뜻함이 공존하는 곳이다. 이곳에서 또 하나 신비로운 영적 경험을 한다. 

 

아시아계열로 보이는 사람이 나에게 다가오더니 여행을 왔냐고 물어보는거다. 그래서 그렇다라고 대답을 했다. 그랬더니 왜 여기를 구경해?라고 물어보길래 밥먹고 산책하는 중이었다라고 대답했다. 그렇게 대화를 주고 받다가 그 사람 생각으로는 아이스브레이킹이 끝났다고 판단했는지 하나님에 대해서 아는지, 하나님을 믿는지, 등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나는 내가 아는 단어들을 총 동원해서 나는 믿고 있는 중이다 라고 대답했다. 그랬더니 아 그러면 우리가 내일 성경공부를 여기서 하는데 너도 오지 않겠냐, 너가 하고 있는 여행보다 더 가치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라고 말하는거다. 여행객을 상대로 성공한 적이 있으니까 나한테도 접근했겠지만, 여행객한테 여행하지 말고 성경공부를 하러 오라니. 아무리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지만 이건 너무한 거 아니냐고. 

 

자기 말을 끝까지 들어줘서 고맙다고 했다. 한국인들은 마음이 닫혀있는데, 너는 그래도 아닌 것 같다면서 나를 유혹했다. 난 사실 널 이용해서 내 리스닝 실력을 키우고 있는 중이었어.. 미안.. 

 

그렇게 헤어지고 오클랜드 공대 도서관 입구 쪽으로 가는데 또 다른 전파자와 남자가 대화를 하고 있었다. 내가 이걸 어떻게 들었는지 궁금하겠지만, 하나님을 전도하는 사람이 워낙 목청이 커서 그 내용이 다 들릴 정도였다. 나는 발걸음을 얼른 도서관 쪽으로 옮겼다.

 

도서관 입구

수업이 끝난건지, 방학인건지 잘 모르겠지만 사람이 없었다. 깔끔하지만 색 톤이 중구난방이었던 느낌의 도서관이었다. 

너무 조용해서 적응이 안 되고 똥이 마려웠다. 그래서 화장실에 가서 응가를 했다.

 

날씨가 꾸리꾸리하다.

 

멕시칸 카페 간판 안 달아도 멕시코 느낌 확 나는 가게

 

오클랜드 중심지에서 사는 사람들은 슈퍼카가 적은편이다. 시드니와 비교했을 때. 빌딩 숲에서 슈퍼카는 그 울림 때문에 더 존재감이 확실하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페라리 488 같다. 

 

오늘 나의 일정은 꽤 심플하다. 오클랜드의 전경을 보는 것. 

스카이타워와 붙어있는 카지노. 어떻게 생겼나 궁금해서 올라갔는데 직원이 나를 붙잡더니, "너 너무 어려보이는데, 신분증 줘봐" 라고 말하길래 너무 기뻤다. 나이를 확인하고 입장했다. 카지노를 처음 가봤는데 이런 분위기구나 싶었다. 낮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드래곤 캐쉬라는 슬롯머신이다. 중국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인가보다.

카지노를 쓱 한번 돌아보고 나왔다. 카지노는 내 취향이랑은 좀 안 맞는 곳인 것 같다. 내가 카드게임을 잘 몰라서 그런걸지도.

 

타워는 항상 유료다. $32내고 들어갔다. 인터넷으로 사도 그 정도는 지불을 해야 했었기에 그냥 현장에서 구매했다. 엘리베이터가 아주 빠르다. 1층에서 꼭대기까지는 몇 초 걸리지 않았다. 귀가 약간 멍멍했다. 

 

화재가 났던 건물이다. 딱 봐도 큰 화재가 있었던 것 같다.

 

유리창이 약간 누리끼리한 필름이 들어가 있나보다. 사진이 스스로 따스한 느낌을 내고 있다. 

 

이햐.. 가지런하게 잘 주차가 되어 있는 요트들.

 

그렇게 해는 점점 저물어 간다.

 

WHATEVER!

 

숙소 근처에 재미있는 가게 발견

사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눈에 확 띈다. 강남역!

들어가진 않았다. 

 

아까 숙소 환경이야기 하면서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고 말하지 않았는가. 그 썰을 좀 풀어야겠다. 숙소에 도착하니 9시가 조금 넘었다. 방에 들어온 사람은 없었다. 음 아주 쪼금 불안했다. 땀을 흘려서 얼른 샤워를 했다. 다행히 기다리지 않고 바로 씻을 수 있었다. 여기는 시설이 구린 이유가 한 층에 8개의 룸이 있다. 그러면 최소한 한 방에 베드가 6개면 48명의 사람이 있다는 건데, 화장실이 한개고 변기가 한개고 샤워부스가 한개다. ㅋㅋㅋㅋ 두개씩은 놔줘야 하는거 아이가..

 

샤워부스도 진짜 너무 좁다. 씻는 동안 다양한 생각과 상상을 했다. 감옥에 있는 샤워실도 이정도는 아니겠다 싶었다. 그 좁은 공간에서 어찌어찌 씻었다. 방에 들어가니 여자 한 명이 들어와 있었다. 국적은 잘 모르겠다. 10시가 넘으니 또 다른 한명이 들어왔다. 방에 있었던 사람과 친군가보다. 둘 다 여자다. 대화하는 걸 엿들었는데 스페인어를 쓰는 것 같았다. 둘이 한참을 떠들어 재끼길래, 아 오늘도 잠 다 잤다 생각했다. 이 둘은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게다가 11시가 넘어서 잠에 들으려고 노력하는데, 한 명 두 명 또 들어오기 시작했다. 남자 한 명, 여자 한 명 들어왔다. 침대에 모든 인원이 들어왔다. 이 방엔 창문도 작은 창문만 있어서 환기도 잘 안 되고, 더웠다. 그들의 열정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젠장.

 

이 방엔 총 5명 여자 3명 남자 2명이다. 대화를 나누던 여자 둘은 12시 넘어서 방을 나갔고, 나머지 둘은 씻고 들어와서 뽀뽀를 하고 각자 침대로 들어가 잠을 잤다. 아 여기서 생각하지 못했던 복병이 있었다. 바로 모기다. 새벽에는 모기때문에 잠을 설쳤다. 4시쯤 넘어가서 그냥 지쳐서 잠에 들었다. 와.. 근데 12시에 나갔던 여자들이 새벽인가, 아침 쯤에 들어왔다. 뭐하는 사람들인가.. 이햐...

 

그래. 이게 진짜 혼성 도미토리의 묘미지. 그래..